시점 전환
아래 1·3번 섹션이 선택한 입장에 맞춰 바뀝니다.
이 사건에서 처한 상황
원고 A(법무법인 중원 강윤구·이희정 변호사)는 ‘C’ 상호로 의약품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자로서, 2016년경부터 의약품을 납품해 온 D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피고에게 2019. 12. 17.부터 2023. 3. 27.까지 사이에 13회에 걸쳐 피고의 대표이사 E의 예금계좌에 합계 298,330,500원을 송금했고, 2023. 3. 31. 3억 5,000만 원의 보증금계약서를 작성해 위 금액으로 보증금 일부 지급에 갈음하고 나머지 보증금은 향후 E에게 지급하기로 했으며, 2023. 4. 27.부터 7. 26.까지 1억 700만 원을 E의 계좌에 추가 송금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3억 5,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했습니다.
법원은 어떻게 왜 이렇게 판단했는가
법원은 (1) 대여금 청구에 관해, ① 원고가 E의 예금계좌로 합계 405,330,500원을 송금했고 E이 그 중 일부를 피고에게 송금해 가수금으로 회계 처리한 사실은 인정되나, ② 원고와 피고가 별개의 법인격인 이상 E에게 지급한 돈의 전부·일부가 피고에게 지급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지급으로 볼 수 없고, ③ 개별적 송금 일시·금액에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E 사이에 위 돈이 E을 거쳐 피고에게 전달된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④ 원고가 E에게 지급하는 자금의 용도를 피고 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만으로 원고·피고 사이에 대여의 의사표시가 합치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⑤ 오히려 ‘E이 피고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가수금으로 회계 처리하여 이익이 발생할 경우 E이 이를 변제받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원고 측 주장에 의하면 원고–E, E–피고 사이에 각각 별개의 약정이 성립했다고 봄이 타당해 대여금 인정 증거 부족으로 기각했습니다. (2) 약정금 청구에 관해, ① 이 사건 보증금계약서(갑 제9호증) 문언상 ‘의약품 공급거래에 관한 보증금 예치 후 거래 종료 시 반환’의 내용이나, ② 의약품 거래에 관한 보증금 명목의 돈이 실제 수수된 바 없고 위 보증금계약이 원고–E 사이에 수수된 금전의 지급을 위해 체결된 것이라는 점에 다툼이 없어, ③ 이 사건 보증금계약이 의약품 공급거래 보증금약정으로서의 효력은 인정될 수 없으나, ④ 보증금계약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원고·E 사이에 수수된 돈 중 피고에 지급된 부분과 원고가 E에 추가로 지급할 돈을 합한 3억 5,000만 원의 지급을 약속하는 의사표시로서의 ‘지급약정 효력’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3) 지불약정의 효력에 관해, ① 이 사건 지불확약서에 E의 지장이 날인돼 ‘B의료재단 D요양병원 E’이라 표시함으로써 피고의 대표자로서의 자격을 표시한 점, ② 2023. 3. 31. E이 피고를 대표해 원고와 보증금계약을 체결해 피고의 채무로 정한 점, ③ 2023. 7. 27. E–F 간 포괄승계약정에 F가 승계할 피고의 채무에 보증금계약 채무가 포함된 점, ④ 2023. 9. 7.자 대화 녹취에서 E이 F에게 ‘자신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부탁’했고 F가 ‘법인의 채무이니 향후 법인에서 알아서 하겠다’고 거절한 사실, ⑤ 원고가 대표자 변경 사실을 알고 피고에 변제를 독촉해 온 사정, ⑥ 지불약정서의 내용이 원고–E 사이 금전에 관해 원고–피고 사이 보증금계약을 확인하고 이행방법을 구체화한 것인 점, ⑦ 분할상환금 지급 주체에 관한 표시는 대표이사 변경에도 불구 피고의 변제의무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원고–피고가 지불약정에 의해 보증금계약상 피고의 약정금지급채무를 확인하고 이행방법을 정하였다고 봤습니다. (4) 그러나, 항변에 관해서는 ① 불법원인급여(리베이트) 주장은 오랜 기간 의약품 공급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의약품 대가로 E에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여 받아들이지 않았고, ② 대표권남용 주장에 관해서는 ‘원고가 보증금계약이 피고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E 등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해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5) ③ 이익상반행위 주장에 관해서는 민법상 법인의 대표자가 대표권한을 남용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의료법인이 재단법인 규정의 준용을 받고(의료법 제50조) 민법 제64조에 따라 법인과 이사의 이익이 상반하는 사항에 관하여 이사는 대표권이 없음을 원용해, ④ ‘법인과 이사의 이익이 상반하는 사항은 법인과 이사가 직접 거래의 상대방이 되는 경우뿐 아니라, 이사의 개인적 이익과 법인의 이익이 충돌하고 이사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사항은 모두 포함한다’는 대법원 2010다91831 판결의 법리를 원용해, ⑤ ‘이 사건 보증금계약 작성일을 기준으로 원고가 E에 그동안 지급한 돈 중 피고에 지급된 금액과 향후 원고가 E에 추가로 지급할 금원에 대하여 피고가 그 지급채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하는 것은 행위의 객관적 성격상 E와 피고의 이익이 상반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⑥ 실질적으로도 이 사건 보증금계약·지불약정으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위 돈의 지급채무를 부담함으로써 E은 원고에 대한 채무를 면하거나 변제 부담을 덜게 되며, ⑦ E에 대한 가수금 거래처 원장만으로는 피고의 E에 대한 무조건의 지급채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그러한 채무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채권의 구체적 내용이나 항변 사유로 대항할 여지가 있어, ‘피고가 E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돈에 관하여 무조건의 지급채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보아도 피고와 E의 이익상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⑧ E이 피고를 대표하여 체결한 보증금계약·지불약정은 법인과 이사의 이익상반행위로서 무권대리에 해당해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결론 내려,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보증금반환·약정금 청구 측(원고) 변호사는 (1) 통정허위표시로서 보증금 효력이 없다는 주장에 반박해 의약품 공급거래의 보증금 명목이 통상적·실질적이라는 점(장기 납품 관계, 보증금의 경제적 실체)을 입증하고, (2) ‘이 사건 보증금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다’는 법원 인정에 대해, 보증금계약의 지급약정 효력은 인정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보전처분·가압류·본소에서 지급약정의 효력을 유지하는 구성을 취하고, (3) 이익상반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① 이 사건 보증금계약·지불약정이 ‘E 개인의 채무를 면하게 할 목적’이 아닌 ‘피고 법인의 운영자금 확보 목적’임을 ② E의 가수금 처리 회계 장부, ② 피고 법인 통장의 운영자금 사용 내역, ③ E–F 간 포괄승계약정에서 F가 승계할 채무에 포함된 사실, ④ E의 ‘자신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부탁’ 발화가 ‘자신의 채무를 면하게 할 목적’이 아닌 ‘법인의 채무를 명확히 하기 위한 목적’임을 적극 반박하고, ④ ‘법인과 이사의 이익이 상반하는지’는 이사가 ‘법인을 위해’ 행위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점을 다투며, ⑤ 의료법 제50조, 민법 제64조의 ‘이해관계인 등의 청구에 따른 법원의 특별대리인 선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 ⑥ 가수금 거래처 원장에 기재된 E에 대한 채무의 구체성·정당성을 적극 입증하는 구성이 유리합니다.
핵심 요지
결정일 2026. 3. 11., 대구지방법원 1심 — 원고 패소(청구 기각). 이 사건 보증금계약·지불약정은 법인(피고)과 이사(E)의 이익상반행위로서 무권대리에 해당해 피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음. 2023. 3. 31.자 3억 5,000만 원 보증금계약 + 2023. 9. 10.자 지불약정 + E-F 포괄승계약정.
인용판례
통정허위표시와 내면적 합의의 효력
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9다239988 · 2021. 12. 10.
계약 당사자 결정의 기준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다247422 · 2023. 6. 15.
대표권 남용의 상대방 보호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 2004. 3. 26.
법인과 이사 이익상반행위의 범위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다91831 · 2013. 11. 28.
※ 본문에서 인용된 대법원 2019다239988, 2022다247422, 2003다34045, 2010다91831 판결 4건을 정리했습니다. 통정허위표시, 계약 당사자 해석, 대표권 남용, 법인·이사 이익상반행위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이주성 변호사